코로나 확진자의 생활치료센터 자가격리 생활기 1 - 동대문 생활치료센터 입소 첫째날 (오미크론 증상/ 입소 방법 등)
안녕하세요!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했지만...
결국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ㅎㅎ.. ㅜㅜ
지금은 서울 동대문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첫째날인데요.
코로나 증상 발현부터 생활치료센터 입소 과정까지 포스팅해보겠습니다..! 🙄
Timeline
저는 21년 12월 중순에 화이자 2차를 맞았었고 동거 가족들이 연달아 코로나 확진인 상태였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도 PCR 결과 음성이었구요..
22/3/20(Sun) : 증상 발현
- 전날까진 아무렇지 않았는데 일요일부터 목상태가 많이 안좋았습니다. 낮동안엔 단순 감기일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큰 증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요일 밤이 되자 목이 (말 그대로) 찢어질 것 같았고, 정확히는 목이 화상을 입은 듯이 아팠습니다.
열은 없지만 오한이 심했고, 목이 너무 아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급한대로 타이레놀을 복용했으나 별 효과는 없었습니다.
목감기와는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목감기는 목이 따끔따끔, 침 삼킬때 약간 소름돋듯이 아프다면 이 증상은 목이 화- 하면서 타는 느낌으로 아픕니다.
뭐가 더 아프냐기보단 그냥 통증 스타일이 달랐습니다.
직감으로 이건 코로나다... 싶었습니다.
22/3/21(Mon) : 오전 PCR 검사 (선별진료소)
- 최근에 코로나 환자가 많게는 하루 60만명 이상으로 폭증하면서 보건소는 PCR줄을 아침 7시부터 선다고 들었습니다.
그나마 사람이 적을 것 같은 역에서 먼 선별진료소에 오전 8시에 갔습니다. (장안 근린공원 선별진료소)
아무래도 평일 오전이라 사람이 없는 것 같긴 했습니다. 제일 첫번째로 도착했고, 8시 10-20분쯤 되자 사람이 하나둘 모였습니다.
9시부터 검사가 시작되는 줄 알았는데 8시반부터 PCR검사를 시작했습니다. (검사소마다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가자마자 할 일은 QR코드 찍고 문진표 작성하기! (인적사항, 검사하는 이유 등 적기)
요즘엔 PCR을 아무나 하지 못하죠? 밀접접촉자여도 예전처럼 PCR을 무료로 해주지 않습니다. 굳이 하고 싶다면 병원에 7-10만원정도 내고 PCR을 하든, 아니면 신속항원검사(자가키트)를 해야하는 데요.
자가키트는 PCR에 비해 민감도가 떨어지고, 일반인들이 제대로 못하기도 해서 위음성이 자주 나옵니다.
저도 이전에 몇번 몸이 안좋으면 코로나아닌가 불안해하면서 자가키트를 해봤었는데, 음성이 나와도 계속 찝찝했습니다.. ㅠ_ㅠ
저는 동거 가족이 PCR확진이 나와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들고 가서 PCR을 받았습니다.
(당장 가족관계증명서가 없다면 정부24어플에서 가족관계증명서/등본 파일을 받아 보여줘도 괜찮다고 합니다.)
PCR은 금방 끝납니다. 줄서는게 곤욕일 뿐이죠..
그렇게 PCR을 후다닥 받고 집에 와서 아파서 쉬고... 결과가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인후통은 여전히 심했고, 거기에 콧물과 코막힘까지 더해졌습니다. 환장의 콜라보...
22/3/22(Tue) : 오전 9시 코로나 확진 문자
- 어제 같이 PCR을 받으러 갔던 동거 가족은 오전 7시에 음성 문자를 받았습니다. 저만 문자가 안오길래 양성인가보군.. 하면서 기다렸고, 결국... 양성 문자를 받았습니다.
이전부터 코로나 양성이 되면 집에 격리되기보다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가는 게 낫겠다 판단하여 생활치료센터 입소 방법을 알아봤었는데요.
먼저 보건소에 전화하는 수밖에 없어 보건소에 100통정도... 통화 시도를 했습니다.
9시부터 계속 전화해서 9시 35분쯤 통화 연결이 되었습니다. (통화량이 많아 바로 끊어지거나, 통화 중이거나)
통화 연결이 되어도 바로 생활치료센터 입소 신청을 할 수는 없었구요, 보건소 내에서도 생활치료센터 담당하는 부서 번호를 알려줍니다.
그 다음 전화 연결은 한 다리 건너서인지 금방 되었습니다.
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야 하는지 설명을 했고, 오늘이나 내일 입소가 가능할 거라는 얘기를 전달받았습니다.
(저의 경우 동거가족 중 한명은 소아, 한명은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50대 이상 환자이고 동선 분리가 불가능합니다.)
오늘중으로 연락이 올 수도 있다고 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짐만 싸고 전화만 기다렸으나 오후 5시가 되어도 연락이 없어 다시 전화를 해봤습니다.
오늘은 배정이 끝났고, 내일 중으로 연락이 갈 수도 안 갈 수도... (ㅠㅠ)있다고. 확진자가 폭증이라 요청은 해놨으나 대기해야 한다는 답만 받았습니다.
몸도 아픈데 음성인 가족이 걸릴까봐도 걱정되고, 일정이 마음대로 컨트롤이 안되는 것도 답답했습니다.
증상이 발현된지 3일째되는 날이었는데도 인후통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코막힘과 콧물은 더 심해지면서 잠을 잘 수가 없었고 참다 참다 자기 전 지르텍 1알을 복용하고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내일은 꼭 생치에서 연락이 오기를 바라면서..ㅠ)
22/3/23(Wed) : 생활치료센터 배정 안내 및 입소! (동대문 골든시티호텔)
- 오늘 아침도 몸이 안좋았습니다. 코 막힘과 콧물 때문에 30초에 한번씩 코를 푸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인후통 증세는 "목이 타들어간다.. 찢기고 있다.."에서 "숨 쉴때 공기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로 바뀌었구요.
무기력감과 피로가 심해서 오전 중에는 잠을 잤습니다.
그러다가.. 오전 11시!!! 드디어 생활치료센터에서 전화가 왔어요 ㅠ_ㅠ
생활치료센터 담당 의사선생님이 증세는 어떤지, 생활치료센터에 들어와야 하는 이유 다시 한번 되짚어 확인하시고 현재 2인1조로 생활 중이라 힘들 수 있다는 점도 알려주셨습니다.
오후 3시-4시쯤 앰뷸런스가 집 앞으로 올 예정이라고 알려주셔서 어제 쌌던 짐에 추가로 쌀 게 있는지 점검했습니다.
동대문 생활치료센터는 후기를 읽어보니 베드트레이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안내 문자에도 준비하면 좋다고...
그래서 동생을 시켜 다이소에서 5천원짜리 베드트레이 하나와 간식 몇개를 심부름 시켰습니다!
오후 2시 50분 앰뷸런스에서 전화가 와서 바로 짐을 들고 나갔습니다.
What`s In My Bag? (생활치료센터 입소 준비물)
- 베드트레이
- 잠옷 (긴팔, 긴바지, 반팔, 반바지)
- 여분 수건 2개
- 속옷과 양말
- 노트북(필수), 어댑터, 충전기 등 각종 케이블...
- 읽을 책 2권 (싯다르타, 인간실격)
- 노트, 펜
- 간식거리
- 스킨, 로션 증정품
- 텀블러 (종이컵을 주지만 자주 따뜻한 물을 마셔야 하니까 편의를 위해)
후기에는 앰뷸런스에 많아야 3명이 타던데 저는 7명이 타고 갔습니다.. (그야말로 옹기종기)
아마 확진자가 폭증해서이겠죠?
그리고 오후 3시10분쯤 생활치료센터 도착!
입구에서 방역복을 입은 분이 쓰레기 버리는 법, 생활 안내를 간단히 해주십니다. (배부해주시는 책자에도 나와있지만 사람들이 자주 까먹는 내용이라 한번 더 알려주시는 듯)
그리고 한 사람씩 방 키와 안내책자, 소독제가 들어있는 쇼핑백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2인 1실의 상태입니다.

공사장 뷰, 그치만 (낡은) 책상도 있고 수납공간도 있습니다. 창이 커서 환기하기도 편합니다.
룸 컨디션은 따질 것도 없지만, 낡았습니다..ㅎㅎ
그래도 편하게 가족과 격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삼시 세끼 챙겨주고 약도 챙겨주고 건강도 챙겨주는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의료진들 정말 고생이 많으세요.)

매트와 베개, 베개 커버, 덮을 얇은 이불을 주십니다. 퇴소할 때 전부 폐기합니다. (상태 나쁘지 않은데..)

구호물품(휴지2, 물티슈1, 수건3, 샤워볼, 칫솔, 면도기, 비누, 세탁비누, 치약, 바디워시, 샴푸, 컨디셔너, 폼클렌저, 종이컵, 티백, 믹스커피, (얇은) 슬리퍼, + 사진에 없는 생수 2리터 6병)

진라면 6개도 주셨어요! (밥맛 없을 때 먹으면 좋겠죠)

입소자 생활수칙 안내문. 택배도 가능하니다. (제한 물품 제외)
오자마자 생활치료센터 어플을 깔고, 바이탈 체크를 합니다.
어디가 아픈지 전화로 여쭤보셔서 증세를 말씀드렸습니다. 저녁 먹을 때 약도 함께 보내주신다고 친절히 설명해주십니다. (감동...)
짐을 풀고 4시가 좀 지나 룸메이트가 왔습니다. 둘다 콜록콜록 기침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6시에 밥이 나옵니다!
밥이 나오기 전에 안내방송을 해주시는데, 후기에서도 봤지만 다소 오징어게임같습니다..ㅎㅎ

한솥도시락! 맛있게 싹싹 먹었어요 (음식물 쓰레기 나오는 것도 싫었기 때무네..ㅎㅎ)
저녁 먹고 약을 먹고, 이제 저녁 9시에 바이탈 체크만 하면 오늘의 일과는 끝입니다!
다행히 입소할 수 있어서 편하게 격리생활을 할 것 같습니다. 퇴소할 때는 말끔히 나아있길 바라요..ㅠㅠ
목~일요일 4일 동안은 생활실에 풀로 있기 때문에 뭔가 집중해서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리듬이 깨지지 않게 차분히 할 일들, 계획을 짜봅니다. 오랜만에 책도 두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다들 코로나 조심하시고.. (조심한다고 안 걸리진 않지만 그래도 조심 또 조심 ㅠㅠ)
저는 내일 코로나 입소 2일차로 돌아오겠습니다 :)